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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Igor Son on Unsplash



작년 가을 유럽을 여행하다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모노클을 만났다. 너무 화려한 잡지에는 읽을 거리가 없어보였고, 너무 전문적인 잡지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세련된 표지와 유난히 두꺼워 책을 연상케 했던 잡지 모노클과의 첫 만남이었다. 당시 오랜 시간 기차에 몸을 맡겨야 해서 별 생각없이 읽어내려 갔던 잡지가, 종이 잡지에 새로움을 부여하고 유럽과 세계를 흔들었던 모노클이었음은 그로 부터 제법 시간이 지난 후 알게 되었다.


모노클 잡지 (출처:Monocle)





2007년 정식 런칭을 시작한 Monocle은 영국의 대표적 잡지이다. "잡지 산업은 죽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반은 틀리고 반은 맞는 이야기다. 2018년 대한민국을 기준으로 아니 전 세계를 기준으로 해도 종이 기반의 정기 간행물 시장은 계속해서 축소 되어 왔다. 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성인잡지 'PLAYBOY'가 매년 70억 이상의 적자를 내며 폐간을 직면하고 있다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하지만 여전히 경쟁력 있는 컨텐츠는 살아 남는다고 했던가?

#사양산업은 있어도 사양기업은 없다


마치 지금의 추세를 비웃기라도 하듯 모노클은 매년 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 모노클은 어떤 회사인가? "우리는 그들이 가진 국경을 넘어선 기회와 경험을 열망하는 독자층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가장 세련된 이야기를 들려 주고자 하는 잡지, 들고 다니는 것 만으로도 묘한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이상한 잡지 모노클을 알아보자.






#구독(Subscribe)을 통한 소속감


정기구독 옵션 (출처:Monocle)

모노클 웹사이트 (출처:Monocle)



모노클은 물론 개별 잡지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1년 정기 구독을 통해 모노클을 이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가격 때문이 아니다. 이 불친절한 잡지는 많은 잡지나 신문사와 다르게 정기 구독을 한다고 해서 구매 가격이 낮아지지 않는다. 하지만 정기 구독을 통해 모노클 홈페이지의 모든 기능을 사용가능하게 해준다. 모노클 구독은 간행물과 더불어 다른 서비스의 이용 가격이며, 이말은 즉, 당신도 우리 중 하나가 되었다는 소속감을 느끼게 해준다. 



#라디오 #필름 #매거진 #샵 #정기레터



라디오 (출처:Monocle)

쇼핑 (출처:Monocle)

필름 (출처:Monocle)




실제로 모노클은 세계적 흥미로운 이야기들의 종합 선물세트이다. 매일 세계 곳곳의 정치,패션,건축,문화,디자인,예술 등을 이메일로 받아 보고 라디오로 듣고 동영상으로 즐기며 잡지로 읽을 수 있다. 모노클이 제공하는 컨텐츠를 통해 사람들은 세계를 접하며, 세련된 아티클을 정기적으로 받아 볼 수 있게 된다. 특히 모노클 라디오의 경우 24시간 끊임 없이 방송되며 그 분야를 다 말할수 없을 정도로 주제가 넓고 다양하다. 종종 프로그램 중간중간 선정되는 케이팝을 듣는것도 재미라면 재미겠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그래도 배송비는 무료


국경을 넘어선 관심을 충족시키기위한 잡지 모노클은 전 세계 어디에나 무료로 배송이 된다. 다만 그런만큼 모든 간행물이 영문으로 인쇄된다. 또 단순한 패션잡지가 아닌 모노클은 전 세계의 정치와 문화를 다루는 만큼 그 내용 자체도 생각보다 깊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언어는 하나의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잡지를 포함한 모든 라디오 및 영상 매체도 영문으로 배포된다.


또 모노클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상류층 독자를 타겟으로 잡지의 명품화를 꿈꾸는 모노클을 향해, Businessweek의 칼럼니스트 Jon Fine은 "(모노클은)소수의 행운아를 빼고는 모두가 비관하는 허영심 놀이" 라고 비판했다. (참조 :트레바리는 '어떻게' 커뮤니티를 확장했을까? http://outstanding.kr/trevari20171119/




#잡지의 명품화 #종이 잡지의 건재함


모노클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에도 종이 잡지 모노클은 아직까지는 건재해 보인다. 매달 81,000부 이상의 잡지를 판매하고, 18,000명의 정기 구독자가 있다. 유럽전역과 미국 도쿄와 싱가포르까지 모노클은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모노클 카페를 통해 오프라인으로 독자를 만난다.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잡지 모노클을 보면 예전 아이폰의 출시와 함께 귀에 걸린 하얀색 이어폰만 보아도 동질감을 느끼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세계를 향해 이야기를 전하는 모노클, 나는 진심으로 그들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모노클(Monocle) - https://monoc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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